표면금리는 수익률이 아닙니다
채권 겉면에 적힌 표면금리는 액면가 기준으로 매년 얼마의 이자를 준다는 약속일 뿐입니다. 액면 1,000만 원, 표면금리 4%짜리 채권은 누가 얼마에 사든 매년 40만 원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 채권을 980만 원에 샀다면 매년 받는 40만 원은 투자금 대비 4.08%가 되고, 만기에는 980만 원을 넣어 1,000만 원을 돌려받으니 20만 원의 차익이 추가로 생깁니다.
그래서 채권에는 수익률이라는 이름이 붙은 숫자가 최소 세 개 있습니다. 표면금리(액면 기준 이자율), 경상수익률(연 이자 ÷ 매입가), 만기수익률(이자와 상환차익을 모두 합쳐 연 단위로 환산한 값)입니다. 시장에서 "이 채권 몇 퍼센트예요"라고 물을 때 답하는 숫자는 세 번째입니다.
만기수익률은 사실 방정식의 해입니다
만기수익률은 앞으로 받을 모든 현금흐름을 어떤 이율로 할인해야 지금 지급한 가격과 정확히 같아지는지를 묻는 값입니다. 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매입가 = 이자 ÷ (1+y)¹ + 이자 ÷ (1+y)² + … + (이자 + 액면가) ÷ (1+y)ⁿ
y에 대해 이 식을 대수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n이 3만 넘어가도 3차 이상의 방정식이 되어 일반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값을 하나 넣어 보고, 계산된 가격이 실제 가격보다 높으면 이율을 올리고 낮으면 내리는 식으로 좁혀 갑니다. 이 계산기는 그 방식(이분법)을 200회 반복해 소수점 아래로 오차가 사라질 때까지 풀었습니다.
근사식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손으로 계산하던 시절부터 쓰던 근사식이 있습니다.
근사 YTM = [연 이자 + (액면가 − 매입가) ÷ 잔존연수] ÷ [(액면가 + 매입가) ÷ 2]
상환차익을 잔존기간으로 나눠 매년 균등하게 받는다고 치고, 투자 원금은 매입가와 액면가의 평균이라고 두는 방식입니다. 계산은 쉽지만 두 가지를 무시합니다. 첫째, 돈이 언제 들어오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3년 뒤에 한 번에 받는 20만 원과 매년 나눠 받는 20만 원의 가치는 다른데 근사식은 같게 봅니다. 둘째, 중간에 받은 이자를 다시 굴리는 효과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잔존기간이 짧고 매입가가 액면가에 가까울수록 근사식은 정확값에 붙고, 기간이 길거나 할인·프리미엄 폭이 클수록 벌어집니다. 이 계산기는 두 값을 함께 띄우고 차이를 bp(1bp = 0.01%p) 단위로 보여 주니 자기 조건에서 얼마나 어긋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개 잔존 3년 안팎에서는 수 bp, 10년을 넘어가면 수십 bp까지 벌어집니다.
만기수익률이 숨기고 있는 가정
만기수익률에는 조용히 깔린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중간에 받은 이자를 만기수익률과 똑같은 이율로 다시 굴린다는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이자를 받을 때마다 시장금리가 달라져 있고, 몇십만 원 단위의 이자를 그때그때 같은 조건으로 재투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만기까지 보유해도 실현 수익률은 표시된 만기수익률과 조금씩 어긋납니다. 이 차이를 재투자위험이라고 부르며, 이자를 안 주는 할인채에는 이 위험이 없습니다.
세금이 채권 선택을 바꿉니다
개인이 채권에서 받는 이자는 15.4%(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로 원천징수됩니다. 반면 채권을 싸게 사서 액면가로 상환받아 생긴 차익은 현행 소득세법에서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이 비대칭이 채권 선택을 실질적으로 바꿉니다.
표면금리가 높고 액면가보다 비싼 채권과, 표면금리가 낮고 크게 할인된 채권이 세전 만기수익률은 같더라도 세후에는 다릅니다. 앞쪽은 수익의 대부분이 과세되는 이자로 들어오고 뒤쪽은 상당 부분이 비과세 차익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표면금리가 낮은 저쿠폰 채권이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금융소득(이자 + 배당)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원천징수로 끝나지 않고 종합과세로 넘어가 다른 소득과 합산됩니다. 이 경우 세율이 15.4%가 아니라 자기 한계세율이 되므로 계산기의 세율을 직접 입력으로 바꿔 넣어야 합니다. 자세한 구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계산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계산이 다루지 않는 것
| 빠진 요소 | 왜 중요한가 |
|---|---|
| 신용위험 | 발행사가 부도나면 수익률은 의미가 없습니다. 국고채와 BBB급 회사채의 수익률 차이는 대부분 이 위험의 값입니다. |
| 중도 매도 | 만기 전에 팔면 그날 시장금리가 가격을 정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
| 매매 수수료 | 증권사 수수료와 스프레드가 붙습니다. 매입가에 미리 더해 넣으면 반영됩니다. |
| 경과이자 | 이자 지급일 사이에 사면 직전 지급일 이후의 이자를 미리 얹어 줍니다. 이것까지 포함한 실제 결제금액을 넣어야 정확합니다. |
| 수의상환(콜) | 발행사가 만기 전에 갚아 버릴 수 있는 조건이 붙은 채권은 만기수익률 대신 조기상환수익률로 봐야 합니다. |
금리가 움직이면 가격이 움직입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새로 나오는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주므로, 이미 발행된 낮은 이자의 채권은 값을 깎아야 팔립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민감도는 잔존기간이 길수록 커져서, 같은 1%p의 금리 변동에도 3년물보다 10년물의 가격이 서너 배 크게 흔들립니다. 만기까지 들고 갈 자신이 있으면 이 변동은 장부상 숫자일 뿐이지만, 중간에 돈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잔존기간을 짧게 잡는 것이 안전한 선택입니다.
같이 보면 좋은 계산
예금·적금과 나란히 두고 비교하려면 예금 이자 계산기와 적금 이자 계산기, 재투자까지 반영한 장기 복리는 복리 계산기가 맞습니다. 배당주와 견주려면 배당금 계산기가 있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 가치는 물가 상승률 계산기, 금융소득이 2천만 원 선을 넘어갈 때의 세금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계산기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권사 앱에 뜨는 수익률과 계산 결과가 조금 다릅니다.
표기 방식과 포함 항목이 달라서입니다. 증권사는 대개 이자 지급 횟수를 단순히 곱해 연환산한 값을 띄우는데, 이 계산기는 그 값과 연 복리로 환산한 값을 둘 다 보여 줍니다. 또 실제 결제금액에는 경과이자와 수수료가 섞여 있어 매입가를 액면 기준 단가로만 넣으면 어긋납니다. 결제 확인서에 찍힌 총 지급액을 매입가에 넣어 보면 훨씬 가까워집니다.
세후 수익률이 세전의 84.6%가 아닌 이유는요?
세금이 이자에만 붙고 상환차익에는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액면가보다 싸게 산 채권이라면 수익의 일부가 비과세로 들어오므로 세후 수익률이 세전의 84.6%보다 높게 나옵니다. 반대로 액면가보다 비싸게 샀다면 상환에서 손실이 나는데 세금은 이자 전액에 붙어 84.6%보다 더 깎입니다. 이 비대칭이 채권 세후 수익률 계산의 핵심입니다.
만기수익률만 보고 채권을 고르면 되나요?
아닙니다. 수익률이 유난히 높다면 그만큼 위험을 반영한 가격일 가능성이 큽니다. 발행사의 신용등급, 후순위 여부, 수의상환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만기수익률은 발행사가 약속대로 갚는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성립하는 숫자이고, 그 전제가 깨지면 몇 퍼센트를 벌지가 아니라 원금을 얼마나 건지는지의 문제가 됩니다.
만기 전에 팔면 이 수익률이 나오나요?
아닙니다. 중도 매도 시 가격은 그날의 시장금리가 정합니다. 금리가 산 시점보다 내려갔다면 오히려 계산값보다 많이 벌 수 있고, 올랐다면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 계산기의 숫자는 만기까지 보유하고 발행사가 정상적으로 상환한다는 조건에서의 값입니다.
잔존기간을 정확히 몇 년으로 넣어야 하나요?
만기일에서 오늘을 뺀 기간을 연 단위로 넣으면 됩니다. 2년 7개월이면 약 2.58입니다. 다만 이자 지급 주기와 딱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계산기는 지급 횟수를 가장 가까운 정수로 반올림하고 그에 맞춰 기간을 조정합니다. 첫 이자까지 남은 날짜가 짧은 경우에는 실제 수익률이 표시값보다 조금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