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와 상표는 같은 이름을 가리키지 않는다
혼동이 여기서 시작됩니다. 사업자등록증에 적히는 상호는 그 사업체를 부르는 이름이고, 세무서에 등록하는 것이지 독점권을 만들어 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같은 상호로 다른 사람이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법인이라면 상업등기부에 상호가 등기되지만, 이 역시 등기 관할과 동일·유사 업종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작동할 뿐 전국적인 독점권은 아닙니다.
상표는 특허청에 출원해서 심사를 거쳐 등록되는 권리입니다. 등록되면 지정한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에서 그 표장을 독점적으로 쓸 수 있고, 남이 같거나 비슷한 표장을 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상호는 사업체의 이름이고 상표는 상품과 서비스의 출처를 나타내는 표시라는 점에서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장면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몇 년 동안 그 이름으로 장사를 해 왔는데, 어느 날 다른 사람이 같은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고 사용을 중단하라는 통지를 보내옵니다. 상호로만 써 왔다면 등록된 상표권에 맞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래 사용해서 그 이름이 자기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점을 근거로 다투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인식도를 입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도메인이나 SNS 계정 이름을 선점한 것도 상표권과는 무관합니다. 온라인에서 그 이름을 먼저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등록 상표에 대한 방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름에 시간과 돈을 들일 계획이라면 상표 쪽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구분 | 상호 | 상표 |
|---|---|---|
| 등록하는 곳 | 세무서(사업자등록)·등기소(법인) | 특허청 |
| 심사 | 없음(등기는 형식 심사) | 실체 심사 |
| 효력 범위 | 제한적·지역적 | 지정상품 범위에서 전국적 |
| 같은 이름 사용 | 원칙적으로 막기 어려움 | 사용 금지 청구 가능 |
| 존속 | 사업이 유지되는 동안 | 10년, 갱신으로 연장 |
어떤 상품에 쓸 것인지를 먼저 정한다
상표는 이름만 등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상품과 서비스에 쓰겠다는 것을 함께 지정해야 하고, 권리도 그 범위 안에서만 생깁니다. 이 지정 대상을 지정상품이라고 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류 체계에 따라 나뉩니다. 대체로 상품이 앞쪽 분류에, 서비스가 뒤쪽 분류에 배치되어 있고 전체가 45개 류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판단이 필요합니다. 같은 이름이라도 커피를 파는 것과 옷을 파는 것은 다른 류에 속하고, 한쪽에 등록되어 있어도 다른 쪽까지 막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하고 있는 사업과 가까운 미래에 확장할 영역을 함께 고려해 범위를 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카페를 운영한다면 커피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이 핵심이지만, 원두를 포장해 팔 계획이 있다면 상품 쪽 분류도 함께 봐야 합니다. 굿즈를 만들 생각이라면 또 다른 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아무 계획도 없는 영역까지 넓게 잡으면 비용만 늘어나고, 그 영역에서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나중에 불사용을 이유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비용도 여기에 연동됩니다. 관납료는 류의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되고, 한 류 안에서도 지정상품을 일정 개수 이상 지정하면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핵심 영역을 정확히 짚고, 확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하나둘 더하는 방식으로 조정합니다.
출원 전에 반드시 하는 것이 선행 상표 검색입니다. 특허정보넷에서 같은 이름이나 비슷한 이름이 같은 류에 이미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같은 이름만 보면 안 되고, 발음이 비슷하거나 관념이 유사한 것까지 봐야 합니다. 심사에서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외관, 호칭, 관념 세 가지이고 그중 하나만 유사해도 걸릴 수 있습니다.
먼저 낸 사람이 우선한다
한국의 상표 제도는 선출원주의를 기본으로 합니다. 같거나 비슷한 상표가 같은 지정상품에 대해 둘 이상 출원되면,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등록을 허용합니다. 먼저 사용한 사람이 아니라 먼저 낸 사람입니다.
이 원칙 때문에 실제로 억울한 상황이 생깁니다. 몇 년 동안 그 이름으로 영업해 온 사람보다, 그 이름을 보고 뒤늦게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갖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상표법에는 이런 상황을 걸러 내는 장치가 있습니다. 남이 이미 사용해 널리 알려진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한 경우에는 등록을 거절하거나 무효로 할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널리 알려졌다는 점과 부정한 목적을 입증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사용해 온 사람에게 남는 방어책도 있습니다. 타인의 상표 출원 전부터 부정경쟁의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해 왔다면, 그 범위 안에서 계속 쓸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는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계속 쓸 수 있다는 것이지 남을 막을 수 있는 권리는 아닙니다. 확장도 어렵고 프랜차이즈처럼 이름을 넓혀 가는 방식과는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합니다. 이름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면 간판을 달기 전에, 최소한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출원해 두는 것이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순서입니다. 이름이 알려진 뒤에 출원하려다 이미 선점된 것을 발견하면 그때부터는 선택지가 훨씬 좁아집니다. 가맹 사업을 검토하는 단계라면 상표는 협상 자체의 전제가 됩니다. 관련 확인 항목은 프랜차이즈 계약 확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심사는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출원하면 곧바로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순서는 출원, 방식 심사, 실체 심사, 출원공고, 등록결정, 등록료 납부, 설정등록으로 이어집니다. 이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짧지 않습니다. 출원 건수와 심사 인력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1년 안팎이거나 그보다 길어지는 경우를 각오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 기간 동안 상표권은 아직 없습니다. 출원 중이라는 표시를 할 수는 있지만 남의 사용을 막을 힘은 등록 이후에 생깁니다. 그래서 출원과 사업 개시 사이의 공백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실무 문제가 됩니다.
급한 사정이 있다면 우선심사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 그 상표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경우, 제3자가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 등 정해진 요건에 해당하면 심사 순서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별도의 신청료가 들지만 기간이 상당히 단축되므로, 개업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실체 심사를 통과하면 출원공고가 이뤄집니다. 이 상표를 등록해도 되는지 공개해서 이해관계인이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주는 절차입니다. 일정 기간 안에 제3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그에 대한 판단을 거쳐야 하고, 그만큼 등록이 늦어집니다.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등록결정이 나옵니다.
등록결정을 받은 뒤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설정등록료를 내야 합니다. 이것을 놓치면 등록되지 못하고 출원이 무효가 됩니다. 심사를 다 통과하고도 납부 기한을 지나쳐 처음부터 다시 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존속기간은 10년이고, 기간이 끝나기 전에 갱신등록을 신청하면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갱신에는 횟수 제한이 없습니다.
| 단계 | 내용 | 여기서 생기는 일 |
|---|---|---|
| 출원 | 상표와 지정상품 제출, 출원료 납부 | 출원일 확보(선출원 기준) |
| 방식 심사 | 서류 형식 확인 | 미비하면 보정 요구 |
| 실체 심사 | 등록요건·유사 여부 판단 | 문제 있으면 거절이유통지 |
| 출원공고 | 공개 후 이의신청 기회 부여 | 이의 제기 시 판단 절차 추가 |
| 등록결정·납부 | 설정등록료 납부 | 기한 넘기면 출원 무효 |
| 설정등록 | 상표권 발생, 존속기간 10년 | 갱신으로 연장 가능 |
거절이유통지를 받았을 때
출원했다고 다 등록되지 않습니다. 심사관이 등록할 수 없는 사유를 발견하면 곧바로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의견제출통지서를 보냅니다. 이런 이유로 등록이 어려워 보이는데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절차입니다. 흔히 거절이유통지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이고, 출원인 입장에서는 최종 결론이 아니라 반론 기회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유는 대체로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선행 상표와 유사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표장이 식별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식별력 문제는 상품의 성질을 그대로 나타내는 표현이거나, 흔한 지명·성씨이거나, 누구나 쓰는 일반적인 용어인 경우에 나옵니다.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그 상품을 설명하는 말이어서 걸리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대응 수단은 의견서와 보정서입니다. 의견서는 심사관의 판단이 왜 타당하지 않은지를 논증하는 서면입니다. 선행 상표와 외관·호칭·관념이 다르다거나, 지정상품의 성격이 달라 수요자가 혼동할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 보정서는 출원 내용을 고치는 것인데,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이 지정상품을 줄이는 것입니다. 충돌하는 지정상품만 덜어 내면 나머지 범위에서 등록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출 기간은 통지서에 적혀 있고, 통상 두 달 정도가 주어지며 필요하면 연장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그냥 넘기면 거절결정이 나옵니다. 거절결정을 받은 뒤에도 재심사를 청구하거나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 심판을 청구하는 길이 남아 있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비용과 시간이 늘어납니다. 통지를 받은 시점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저렴합니다.
이 국면에서 대리인을 쓸지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원 자체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유사 판단에 대한 반론은 심사 실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대응했다가 거절이 확정되면 출원료를 그대로 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비용은 한 번에 나가지 않는다
상표 비용은 단일 항목이 아니라 여러 시점에 나뉘어 나갑니다. 구조를 알아 두면 예산을 잡기 쉽습니다.
첫째, 출원료입니다. 출원할 때 내는 관납료이고 류의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한 류 안에서도 지정상품을 일정 개수 넘게 지정하면 그만큼 늘어납니다. 온라인으로 출원하면 서면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둘째, 등록료입니다. 심사를 통과하고 등록결정을 받은 뒤에 내는 설정등록료로, 이것 역시 류의 개수에 연동됩니다. 출원료를 냈다고 끝이 아니라 등록 시점에 다시 한번 지출이 발생한다는 점을 예산에 반영해야 합니다.
셋째,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절차 비용입니다. 우선심사를 신청하면 별도 비용이 들고, 거절이유통지에 대응하면서 대리인을 쓰면 그 수수료가 붙습니다. 이의신청이 들어와 다투게 되면 추가됩니다.
넷째, 10년 뒤의 갱신료입니다. 존속기간이 끝나기 전에 갱신등록을 신청해야 유지되고, 기간을 놓치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면 잊지 않도록 만료 시점을 따로 기록해 두세요.
여기에 관납료와 별개로 대리인 수수료가 붙습니다. 변리사에게 맡기면 검색과 지정상품 설계, 출원, 중간 대응까지 포함해 비용이 책정되는데 사무소마다 차이가 큽니다. 직접 출원하면 관납료만으로 가능하지만, 지정상품을 잘못 설계하거나 유사 판단을 놓치면 결과적으로 더 비싸집니다.
마지막으로 등록 후에도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일정 기간 이상 상표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인의 청구로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등록해 두고 쓰지 않는 상표는 언제까지나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쓰고 있다는 자료, 예를 들어 간판 사진이나 포장 이미지, 광고물 같은 것을 정리해 두면 이런 청구가 들어왔을 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산과 일정을 함께 놓고 보면 우선순위가 정리됩니다. 이름이 사업의 핵심 자산이 될 것 같다면 개업 준비 단계의 지출 목록에 상표를 넣고, 당장 여력이 없다면 최소한 선행 검색만이라도 먼저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초기 자금 계획에서 참고할 지원 제도는 창업 지원 제도에, 이름과 관련한 계약 조항을 다룰 때 볼 것들은 계약서 기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업자등록증에 상호를 올렸으면 그 이름은 제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사업자등록증의 상호는 세무 목적으로 그 사업체를 부르는 이름을 적어 둔 것이고, 그 이름에 대한 독점권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같은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막히지 않습니다. 세무서는 이름의 중복을 심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인이라면 상업등기부에 상호가 등기되지만 이것도 전국적인 독점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등기 관할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종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작동하고,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을 쓰는 것까지 통제하지는 못합니다. 상법상 상호에 대한 보호는 부정한 목적으로 오인을 일으키는 사용을 다투는 방식이라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독점적으로 쓰고 남의 사용을 막을 수 있는 권리는 특허청에 상표로 등록해야 생깁니다. 등록되면 지정한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에서 그 표장을 독점할 수 있고, 같거나 비슷한 표장을 쓰는 것에 대해 사용 중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상호는 사업체의 이름, 상표는 상품과 서비스의 출처 표시라는 점에서 제도의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순간은 대체로 반대 방향입니다. 몇 년 동안 그 상호로 영업해 왔는데 다른 사람이 같은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고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오는 상황입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는 점을 근거로 다툴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간판과 포장, 홍보에 이름을 실을 계획이라면 상표 쪽을 먼저 확인하고 출원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정상품을 얼마나 넓게 잡아야 하나요? 넓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넓다고 좋지 않습니다. 두 가지가 걸립니다. 첫째는 비용입니다. 관납료가 류의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되고 한 류 안에서도 지정상품을 일정 개수 넘게 지정하면 추가되므로, 범위를 넓히면 출원료와 등록료가 함께 올라갑니다. 등록료는 심사를 통과한 뒤에 다시 나가는 지출이라 처음 예산에서 빠뜨리기 쉽습니다. 둘째는 불사용취소입니다. 등록해 놓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일정 기간 이상 그 상품에 상표를 쓰지 않으면, 이해관계인의 청구로 그 부분에 대한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쓰지도 않을 영역까지 넓게 잡아 두면 비용만 더 내고 결국 유지하지 못하는 결과가 됩니다. 또 범위를 넓힐수록 이미 등록된 선행 상표와 충돌할 확률이 올라가서 거절이유통지를 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실무적인 접근은 이렇습니다. 지금 실제로 하고 있는 사업의 핵심 영역을 정확히 짚고, 가까운 시일 안에 확장할 계획이 구체적으로 있는 영역을 하나둘 더하는 방식입니다. 카페라면 음식점업 서비스가 핵심이고, 원두를 포장해 팔 계획이 있다면 상품 쪽 분류를 추가하고, 굿즈 계획이 확정적이면 그 류를 더하는 식입니다. 막연한 가능성만으로 류를 늘리지는 않습니다. 출원 전에 선행 상표 검색을 하면서 범위를 함께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이름이 다른 류에 이미 등록되어 있다면 그 류를 피하거나, 겹치는 지정상품만 덜어 내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심사 중에 거절이유통지를 받았을 때도 지정상품을 줄이는 보정이 가장 흔한 해법이므로, 처음부터 여유를 두고 설계하면 나중에 대응이 수월해집니다.
거절이유통지를 받았습니다. 등록이 안 된다는 뜻인가요?
최종 결론이 아닙니다. 심사관이 등록할 수 없어 보이는 사유를 발견하면 곧바로 거절하지 않고 의견제출통지서를 보냅니다. 이런 이유가 있는데 반론할 것이 있으면 제출하라는 절차이고, 여기서 잘 대응해 등록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통지를 받았다고 포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미 등록되었거나 먼저 출원된 상표와 유사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표장에 식별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식별력 문제는 상품의 성질이나 품질을 그대로 나타내는 표현, 흔한 지명이나 성씨, 업계에서 누구나 쓰는 일반적인 용어일 때 나옵니다. 부르기 쉽고 뜻이 분명한 이름일수록 이 사유에 걸리기 쉽다는 점이 역설적인 부분입니다. 대응 수단은 두 가지입니다. 의견서는 심사관의 판단이 왜 타당하지 않은지를 논증하는 서면입니다. 인용된 상표와 외관, 호칭, 관념이 어떻게 다른지, 지정상품의 거래 실정상 수요자가 혼동할 우려가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씁니다. 보정서는 출원 내용을 고치는 것인데, 충돌하는 지정상품만 삭제해 나머지 범위에서 등록을 받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출 기간은 통지서에 적혀 있고 통상 두 달 정도가 주어지며 연장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그냥 넘기면 거절결정이 나옵니다. 거절결정 이후에도 재심사 청구나 불복 심판이라는 길이 남아 있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비용과 시간이 늘어납니다. 유사 판단에 대한 반론은 심사 실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라, 이 국면에서만이라도 변리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상표를 등록해 두면 계속 제 권리로 남나요?
두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첫째는 기간입니다. 상표권의 존속기간은 설정등록일부터 10년이고, 기간이 끝나기 전에 갱신등록을 신청해야 유지됩니다. 갱신 횟수에는 제한이 없어서 신청만 계속하면 반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신청 기간을 놓치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사업이 안정되고 나면 잊기 쉬운 일정이므로 만료 시점을 따로 기록해 두거나 대리인 사무소의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는 사용입니다. 등록만 해 놓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일정 기간 이상 그 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인이 취소심판을 청구해 등록을 취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이름을 쓰고 싶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이 절차를 밟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등록증만 갖고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용 증거를 평소에 남겨 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책이 됩니다. 간판과 매장 사진, 상품 포장과 라벨, 광고물과 온라인 페이지 화면, 세금계산서나 거래명세서처럼 그 상표를 붙여 실제로 거래한 자료를 날짜가 확인되는 형태로 모아 두세요. 취소심판이 청구되면 사용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상표권자 쪽에 있습니다. 등록한 형태 그대로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로고를 리뉴얼하면서 실제 사용하는 모습이 등록된 표장과 많이 달라지면, 등록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할 여지가 생깁니다. 디자인을 크게 바꿀 때는 새 표장으로 다시 출원하는 것을 함께 검토하고, 그동안은 기존 등록도 유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